제가 재봉틀(엘나 220)을 산 첫 번째 이유는 재봉틀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고요,ㅎ
두번째 이유는 집에 있는 안 입는 옷들을 고쳐서 다시 입고 싶어서예요.
의류회사를 다니면서 수많은 샘플과 재고들, 그리고 창고에 있는 오래된 원단들이
쉽게 버려지는 것을 놀랐던 적이 있어요.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옷은 멀쩡한데,
사이즈가 작아져서 못 입게 되는 옷들을
버릴 때 마다 또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희 아이들은 성별이 달라서, 물려 입히기도 애매했고요.
한치수씩 큰 걸 사 입힌다고 하더라도
길어야 2년 또는 두계 절이잖아요.
게다가 패스트 패션 (fast fashion) 산업의 발달로 유행이 빨리지고, 1~2주일 만에 신상품이 나올 정도로 유통단계도 빨라졌죠.
너무 쉽게 옷을 사고, 너무 쉽게 버리는 옷들로
의류 쓰레기가 미국에서만 연간 (2017년 기준) 약 1300만 톤에 이른다고 해요. ㅜㅜ
전 사실, 옷을 버릴 때 의류 수거함에 버려서 많은 옷들이 재활용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전 세계 의류 소재의 재활용 비율은 12%정도에 불과하다고 해요.
미국 내 종이, 유리,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66%, 27%, 29% 인 것에 비하면 의류의 재활용률인 12%는
굉장히 낮은 편이죠.
의류업계에서는 현대 의류의 수명을 2~10년으로 추산하는데, 속옷과 티셔츠는 1~2년이고
슈트와 코트는 4~6년 정도라고 해요.
그런데 여기서 잠깐
옷을 버리기 전에 생각해 보아야 할 몇가지가 있어요.
옷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 걸까요?
옷을 만드는 천은 섬유와 접착제의 조합으로 만들어 졌어요.
그 섬유는 천연 실과 인공 필라멘트, 플라스틱, 금속의 혼합물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고요.
때문에 실을 재사용하려면 섬유속 염료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소재를 분류해서 재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해요.
그럼 옷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물은 어느정도 일까요?
청바지 한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200L, 티셔츠는 약 400L의 물이 필요하다고 해요.
근데 목화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는 물뿐만 아니라, 염색 수로 인한 수질오염이 가장 큰 피해라고 하더라고요.
염색에 사용된 화학약품들과 표백제들이 그대로 물에 버려지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착한 기업에서는 물 없이 염색을 하는
드라이다이(drydie) 공업이나 여러 가지 방법을 개발하기도 한대요.
이렇듯 우리가 무심코 사서 입고 버리는 옷들이 지구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고
옷을 사기 전에 한번!! 버리기 전에 또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우리의 옷 중에서는 추억이 깃든 옷들도 많잖아요.
우리 아기가 처음 입은 배넷저고리, 왠지 입을 때마다 좋은 일이 생긴 옷, 엄마 아빠에게 처음으로 사드렸던 옷,
중요한 날에 사 입었던 옷들,
혹은 누군가의 유품일 수도 있고요~
아님 새 옷인데 단순변심으로 입지 않는 옷들...
지금은 안 입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 안 입거나
못 입을 것 같지만 쉽게 버릴 수 없는 옷들....
이런 옷들을 리폼해서 입거나, 다른 작은 소품으로 만들어서 그 옷의 새로운 생명을
넣어주는 건 어떨까요??
패스트패션이지만 나의 옷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나의 옷들과 다시 연결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 말이에요
우리가 생각없이 만들고 버리는 것들 때문에
미래의 아이들이 쓸 자원까지 미리 가져다가 쓰고 있는건지도 몰라요.
전 이번 재봉틀을 사면서, 최대한 집에 있는 옷들을 활용해 보기로 했어요.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안 입게 되는 옷들로 이것저것 만들어 공유해 볼게요.
혹시 좋은 아이디어나 방법 있으시면 같이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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