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청년 붓다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

복숭아빛 시간 2023. 1. 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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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평론가이신 고미숙 작가님을 좋아해요.

고전이라는 다소 지루하고 어려운 분야도

고미숙 작가님의 해설 한 스푼만 있으면

힘들이지 않고 책장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죠~ㅎ

 

겨울방학이라 "엄마~! 엄마~!"를 수도 없이 불러서

책을 폈다 덮었다를 수십 번 반복하면서도 

끝까지 읽어낸(?) 책이에요.ㅋ

새해를 시작하는 이 때에 만나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 책이고요^^

 


청년 붓다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

 

전 불교신자는 아니예요.

"고미숙" 작가님의 이름만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죠! ㅎ

 

설날을 전후로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모든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붓다의 '열반의 상태'가 더 흥미롭고 진지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ㅋ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쓰고 있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일체개고 아당안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등등

자주 인용되는 말들의 정확한 출처나 뜻을 

알고 무르팍을 치기도 했고~!

 

이게 가능해??

역시 난 아직 멀었다...

불가능해...

등 반성과 체념의 혼잣말을 계속하면서

그래도

 '내 마음의 평화'를 이룰 수 있는 힘은

나에게 있다는 긍정으로 마무리하며

읽었어요. ㅋㅋ


 

 

책 속 구절

p.168

스승은 은인이자 원수다. 왜냐하면, 나아갈 바를 지시하고 이끌어 주지만, 거기에 도달한 다음에는 다시 그 경계에

머무르게 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스승은 그물이 된다. 사제 간의 정이 두터울수록 그물망은 더더욱 견고해진다. 어떤 점에선 혈연적 애착, 부귀공명 같은 세속적 욕망의 그물보다 훨씬 더 질기고 두텁다. 스승과 제자가 이런 그물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스승은 제자가 따라올 수 없도록 계속 도주해야 한다. 제자를 가두는 그물이 아니라 바람이 되어야 한다.

p.186

그렇다. 고통을 크게 겪으면 겪을수록 자기 자신을 더더욱 의식하게 되었다. 자아로부터 벗어 자는 게 아니라 더더욱 자아가 강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든 의문. 수행자들이 고행을 통해 도달하려고 하는 '거룩한 자아'는 망상이 아닐까? 그리고 발견한 사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쉬면 고통이 사라지며, 마음과 생각이 일면 고통이 살아난다"는 것. 마음과 자아, 자아와 고통 사이의 오묘한 관계와 이치를 알아차린 것이다.

p. 280

왕의 질문은 단순 명료하다. '나'라고 하 것이 따로 없다면 선악의 과보를 받는 주체도 없지 않은가? 붓다는 답한다. 모든 것은 감각기관과 대상, 그리고 인식 작용이 결합하여 생겨났음에도 그 연기적 조건을 알지 못하면 그것을 '나'라고, '나의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일단 그렇게 자아가 홀로 솟아나면 그 '나'를 강화하기 위해, '나의 것'을 증식하기 위해 몸부림치게 된다. 마치 나라고 하는 실체가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간주하는 것이다. 그 순간 만물의 상호 연관성은 증발된다. 당연히 '나' 이외의 타자들에 대해선 경쟁과 갈등, 적대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괴로움과 번뇌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결국 그 허망한 '나'라는 주체는 사라진다.

p.294

열반이란 무엇인가? 불이 꺼진 상태, 불이 꺼짐으로써 어떤 인연 조건에도 휘둘리지 않는 고용한 적정의 상태다. (중략) 일상적 자아를 긍정하는 주된 본능이야말로 정신적인 모든 악의 숨은 뿌리다. 그러므로 이 자아를 해체해야 한다. (중략) 과연 나라고 주장하고 고집할 것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깨닫는 순간 욕망의 불꽃이 꺼진다. 그 순간, 넓고 깊은 생명의 바다를 유영하게 된다. 온갖 근심 걱정과 강박에서 벗어나 운동화 흐름 그 자체가 된다. 과거에 매이지도 않고 미래의 불안에 휩싸이지도 않는다. 오직 현재를 살아간다.

p. 333

[무소의 뿔의 경]에는 벗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우리는 참으로 친구를 얻은 행복을 기린다. 훌륭하거나 비슷한 친구를 사귀되, 이런 벗을 만나지 못하면 허물없음을 즐기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가르침을 새길 줄 아는, 고매하고 현명한 친구와 사귀고 유익한 길을 분명히 알아 의혹을 제거하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p.353

하지만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절대시간, 절대공간은 없다. 아울러 시간과 공간, 질량과 에너지, 그리고 속도는 서로가 서로를 규정한다. 시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시공이 작용하는 연기 조건이 있을 뿐이다. '

다른 한편, 인류는 오랫동안 우주의 근원엔 최소단위의 원소가 있을 것이라 간주했다. 하지만 양자 역할에 따르면 근원에 있는 것은 원소가 아니었다. 파동이면서 입자였다. 파동도 아니고 입자도 아니다. 우리는 물질이 먼저고 그 재무에 여러 가지 힘듦이 상생상극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포르세스와 패턴이 먼저 있고, 그것들이 어떤 조건과 결합하는 순간 때론 입자로, 때론 파동으로 현행한다는 것, 무슨 뜻인가?

관찰자와 관찰대상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략)

음양오행론도 그 점에선 상통한다. 목화토금수는 원소가 아니라 운동이다. 운동의 패턴이 목화토금수로 흘러간다. 그 흐름과 리듬이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원소를 만들고 물질, 생명을 생성시킨다. 즉, 우리 각각의 차이와 고유성은 운동과 리듬, 곧 패턴에 달려 있다.

 

2022년 6월에 나온 책이라,

7월에 북토크도 있었나 봐요.

진작 알았더라면, 가서 작가님 싸인 받아왔을 텐데,,ㅜ

너무 아쉽~ㅠ

 

종교를 학문이나 인문학으로 접하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것 같아요~

 

중간에 어렵다고 느낄 때쯤이면

작가님의 쉽고 재미있는 해석이 바로 따라와서,ㅋ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지금 겨우 찾아낸 자유로운 마음이

또 책을 덮고 시간이 흐르면

일상생활에서 얻어진 욕망과 미움 들로 

가득 차겠지만 ;;;;

그래도 한 번쯤 멈춰서 나의 에너지는

어느 쪽으로 공명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람이 되고 사자가 되고 연꽃이 되는 노래를

저도 부를 수 있기를~~~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임은 분명해요!!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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