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복숭아빛 시간 2023. 11. 2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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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집에서 쇼파에 눕듯이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누구보다 부자가 된 것 같아요.ㅋ

시간 부자....ㅋㅋㅋ

 

르누와르의 책 읽는 여인처럼

우아한 모습은 아니겠지만..ㅋㅋ

책 읽는 순간은 행복 한 것 같아요^^ ㅎㅎ

 

도서관에서 책 제목에 반해~~

우연히 집어 든 책인데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어요^^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지은이 : 림태주)

 

제목부터 너~~무 좋지 않나요?ㅎㅎ

 

작가분의 정보 없이 쭉 읽다가

어? 남자분이셨네??

ㅎㅎㅎ

너무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여자분인 줄 알았어요.

 

평소 무심코 뱉는 말들의 힘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하면서

'난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고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그 사람의 언어를 기억한다는 작가님의 말엔

"난 평소 어떤 말을 주고받을까?"

반성도 해가며...

내가 무심코 쓰는 언어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책 속 글귀)

p.52

말은 관계야. 관계의 핵심은 사람이고. 나는 내 필요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면서 말해. 말에 사람이 들어 있으면 금이고, 사람이 빠져 있으면 똥이야. 내가 무엇을 말할 때까지가 아니라 이 사람에게 어떤 힘을 부여할까가 우선이야. 자부심, 자존감, 쓸모, 존중받는 느낌, 이런 게 다 힘이거든. 자기에게 힘을 주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p.54

나는 키우지 않는 것도 사랑이라고 믿는다. 함부로 사랑하지 않는 것도 사랑이라고 믿는다. 사랑을 참아내는 것도 때로 사랑보다 더 좋은 사랑일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랑에는 준비도 필요하고 여건도 필요하다.

 

p.54

사랑이 꼭 곁에 두는 것.

소유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리워하는 것,

마음을 분명히 하는 것도

사랑이다.

 

p.70

자주 생각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기울인 대상을 닮은 모습으로 삶은 물들게 마련이다. 어느새 내게 스며든 말이 있다. 그 말투를 따라 하고 즐겨 쓸 때 내가 그것에 길들여졌음을 알게 된다. 둘 사이에는 애칭이 생겨나고 은어가 만들어진다. 사랑은 그렇게 그 사랑에 맞는 새로운 언어를 갖는다. 지금에만 할 수 있는 사랑의 말이 있다면 당신은 무슨 말을 하겠는가?

 

 

 

p.164

인간의 삶은 분명하기보다는 오히려 모호하고, 특별하기보다는 일상적이고, 가득하기보다는 허허롭고 외로운 조건에 속해 있다. 나는 식물을 기르면서 자주 생각한다. 나라는 생명체도 자연이 기르는 식물에 불과하다고. 우주의 어느 한 귀퉁이에 스스로 살아내도록 바깥에 방치해둔 것이라고. 자연이나 신이 내게 그런 메시지를 준 적은 없지만, 나는 그렇게 여기며 산다. 어쨌든 나는 생명을 얻었으므로 목숨을 다해 외로운 조건들과 싸우며 살아간다. 나에게 집사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나 자신일 것이다.

 

 

p.181

어느 하나가 옳으면 나머지는 다 틀리는 방정식은 자연 세계에 없다. 그건 인간의 오만함이고 아둔함이고 우주의 재앙이다. 자연은 질문하고 생명체는 각자의 생태와 삶으로 답할 뿐이다. 정상과 비정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에 근본 원리가 있다면, 그것은 끊임없는 변이와 변종 없이는 공진화도 번성도 영속도 불가능하는 사실 하나뿐이다.

 

 

p.189

햇볕을 열심히 모은다고 해가 되지 않듯이, 시간을 열심히 모은다고 오늘이 되지는 않는다. 햇볕을 모아두는 식물은 없다. 나는 사력을 다해 사는 나무를 본 적이 없다. 생명의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순환의 과정이라는 것을 저들은 이해하는 것이다.

 

 

p. 235

우리는 낯선 곳에서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신비한 것을 보면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리곤 말한다. 말로 형용할 수 없다고.. 그 말이 이미 형용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형용하지 못할 것이 없다. 아직 보지 못했거나 경험하지 못한 것이 있을 분. 인간은 없는 것도 상상해서 형용한다. 그러니 있는 것을 직접 보고 느낀 것을. 게다가 극적으로 아름답고 황홀한 그것을 형용하지 않고 그냥 왔다면 크나큰 실수다.


사실 온통 밑줄 긋고 싶었던 책이라...ㅎㅎ

도서관 대여 기간 2주가 다 되도록

반납하지 못한 책이에요.^^

 

나의 말은 어떤 색채일까?

나만의 언어라고 할 게 있을까?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더라고요.

 

"나의 말들이 내 생각이 되고 나의 마음이 되어

나로 살게 한다."

 

내 비루한 언어 주머니들을 반성하며,;;;;

나를 스쳐한 많은 언어를 다시 한번 떠올리며~~~

좀 더 유연하고 많은 언어들도

가득 채워야겠다는 다짐도 해봤어요^^!!

한번 읽어보세요^^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재밌게 읽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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