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고딕소설을 읽는 즐거움 - 석류의 씨 -

복숭아빛 시간 2024. 3. 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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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된 지 십 년이 넘은 탓일까요??

밸런타인데이에 꽃다발을 들고 오는 신랑을 보며

' 얼마지? ' 란 생각부턴 하는 나;;;;

(꽃에게도 신랑에게도 미안....ㅋㅋ)

그러다가 문득 조금 섬세한 책이 읽고 싶어 졌어요.

방학 동안 아이들과 하루 종일 같이 있느라

너무 현실에 집중하고 있는 나에게 주는

쉼표 같은 책~^^ ㅋㅋㅋ

그렇게 시작한 책이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이에요.

물론 전 아무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작가님이 미국의 여류 작가로

여성 최초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 이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선 '순수의 시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분이죠?

석류의 씨고딕소설로 분류돼요.

사진: Unsplash의 Sofia Vila Flor

고딕소설이란~

중세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유럽 낭만주의 소설 양식의 하나.

유령이 등장하는 등 괴기하고 공포스러운 느낌과 신비감을 일으키는 소설

중세의 건축물이 주는 폐허스러운 분위기에서 소설적

상상력을 이끌어냈다는 의미로 붙여짐.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편지, 빗장 지른 문, 석류의 씨. 하녀의 종

이렇게 총 4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책으로

각각의 스토리가 비슷한 듯하지만

색깔이 조금씩 달라요.

잔잔하지만 미스터리하고 불안을 일으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계속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 없는 소설이에요.ㅋㅋ

그러나 여전히 비밀이 해소되지 않는 채로

책이 끝나서... 조금 아쉬운.;;;ㅋ


p.10

리지는 대단한 재능을 가진 선생은 아니었고, 자신의 소명에 대한 타고난 열정도 없었다. 친절하고 충실하게 학생들을 대했으나 날개 달린 발로 그들에게 가지는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무언가가 삶의 얼굴을 바꾸어 놓는 일이 벌어졌고, 그 이후로 디어링가로 올라가는 길은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꿈의 비행과도 같았다.

p.68

너무 많이 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토대에는 항상 피가 섞여 있는 법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것은 감춰둔다' 고통과 악의 어두운 비밀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한다. 그리고 그런 보호가 없다면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어느 누가 메두사의 얼굴을 보고도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p.72

이제야 마지막으로 밀려드는 동정심과 깨달음 속에서, 모르타르와 유리, 자갈의 쓸모없는 조각들로 단단한 대리석의 형태를 만들 수 있듯이 뒤죽박죽 섞인 비루한 것들에서 삶의 압박을 견디게 해 줄 사랑이 빚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을 보고 느낀 것은

우리가 평소 '공포'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뭔가 무시무시하고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평화로운 상태의 나를 깨트리는 것'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실체가 분명하지 않는 것이 더 불안하고 두렵잖아요.

중세 시대의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더 약자였기 때문에

늘 뭔가 불안정하고 위기에 노출된 채로

살았어야겠죠.

그 부분을 잘 이해했던 워튼이 고딕소설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전...

잠시 아이들과 있는 일상에서 나와

중세 시대로 여행하고 온 기분이었어요.^^

그리곤 유럽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ㅋㅋ

재밌게 잘 읽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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